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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스피 투자열기가 가상자산·주식 거래량이 함께 오르내리던 국내 자본시장의 지형마저 바꾸는 모양새다.
11일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달 거래대금은 136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5.7% 감소한 규모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지난해 10월 780억달러에서 11월 3228억달러, 12월 3662억달러로 폭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가상자산 정책변화 기대감을 모닝 촉발한 데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가 대체자산 투자심리를 불붙인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연말을 넘기지 못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올해 1월(2506억달러)을 넘긴 뒤 줄곧 1700억달러를 밑돌았고, 지난 6월 들어선 692억달러로 급감했다.
미 하원의 가상자산 법안 통과를 계기로 비트코인이 12만달러 상가주택담보대출 를 돌파한 올해 7월에도 국내 거래대금 규모(1614억달러)는 지난해 12월의 절반에 못 미쳤다. 같은 달 거래대금을 연말 대비 70% 수준으로 회복한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와 대조적인 행보다.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저렴해지는 '역(逆) 김치 프리미엄(김치 디스카운트)' 현상 역시 잦아지고 있다. 통상 환경에선 외화 국외반출을 경남중소기업대출 제한하는 외국환거래법의 존재 탓에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아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정체한 원인으로는 국내외 증시의 약진이 지목된다. 사실상 내국인 개인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특성상 유동성 쏠림이 나타나기 쉽다는 분석이다.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는 2017년 행정지도 간이사업자등록증 로 금지됐다 지난 7월 단계적 규제 완화에 돌입했다.
일각에선 서학개미의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나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기업 주식을 통한 간접투자 확산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코인대여 서비스를 제한한 금융당국의 개입도 가상자산 시장 냉각에 일부 기여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가상자산 업계의 관심은 지난달 모기지론 금리 21일 국정기획위원회가 국정과제로 선정한 가상자산 현물 ETF의 국내 도입 여부에 쏠린다. 이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될 경우 해외로 나간 투자금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어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관 유입에 따른 시장 유동성 향상과 가격 안정화, 신규 자산배분 옵션 확대, 연계상품 확대 등 차원에서 자본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또다른 변수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할 확률을 93.7%로 추산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