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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태도변화 감지됨.”
박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 사무총장이 2023년 8월18일 볼펜으로 적은 메모다. 이날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가 임시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이 사건 긴급구제조치 신청 안건을 처리하려 한 날이다. 전날 출근했던 김용원 상임위원은 이날 갑작스러운 병가를 주장하며 출근하지 않아 임시상임위는 열리지 못했다. 이날 이충상 상임위원도 출장으로 참석할 수 없었다.
취급품목박 전 총장 수첩에는 채상병 사건 관련 회의 개최 문제로 고민하던 상황에서, 송두환 위원장이 같은 해 8월25일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의 말을 전해준 메모도 적혀 있다. 이충상 위원은 “김용원이 세게 얘기하면 참석 못 한다. 김용원이 참석 안 할 뿐 아니라 이충상 참석도 반대한다 → 관계가 틀어질 것까지 각오하며 참석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적혔고 신용불량 자동차할부 , 김용원 위원은 “해결방법을 가지고 보자 하면 볼 수 있다” “전원위 때 내가 가만있을 것 같냐”라고 했다고 수첩에 적혀 있다. 채상병 사건 관련 논의에 대한 불참 태도를 한층 완강하게 내보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이 박정훈 대령 긴급구 국민은행 마이너스통장 서류 제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 상임위원회를 소집한 2023년 8월18일 수첩에 적은 내용. “김(용원)…태도 변화 감지됨”이라고 메모돼 있다. 박진 전 사무총장 제공


박진 전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이같은 내용을 진술하고, 관련 메모를 전달했다고 lh전세자금대출 지난 19일 한겨레와 만나 밝혔다. 2023년 8월9일 채상병 순직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자료 일체를 다시 경찰에 이첩해야 하고,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보직해임과 수사는 즉각 보류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던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겸 상임위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한 8월14일을 기점으로 태도를 바 금융채금리 꿨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박 전 총장은 송두환 전 위원장 재임 시절인 2022년 1월부터 안창호 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까지 2년9개월간 인권위 사무총장(고위공무원 가급)으로 일했다. 사무총장은 위원장의 지휘를 받아 사무처를 관장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자리다.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이 2023년 8월25일 수첩에 적은 내용. “이충상 왈, 김용원이 세게 얘기하면 참석 못 한다. 김용원이 참석 안 할 뿐 아니라 이충상 참석도 반대한다→ 관계가 틀어질 것까지 각오하며 참석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박진 전 사무총장 제공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이 2023년 8월25일 수첩에 적은 내용. “김용원 왈, ‘해결방법을 가지고 보자 하면 볼 수 있다’, ‘고시는(의미 불명확) 내가 입은 피해에 비해 뭐가 중요하냐’, ‘전원위 때 내가 가만있을 것 같냐’고 적혀 있다. 박진 전 사무총장 제공


박진 전 총장은 특검 조사에서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김용원 상임위원의 태도가 변화된 과정을 소상히 진술했다고 한다. “상임위원회 심의·의결에 참여해 박정훈 대령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긴급구제조치를 결정할 수 있었으면서도 태도 변화 이후 의도적으로 날짜를 지연시켰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는 게 박 전 총장의 주장이다.
박 전 총장은 특검에서 한 진술 내용을 정리하고 보충한 뒤 관련 자료를 첨부해 100여쪽에 이르는 ‘참고인 의견서’를 8일 뒤인 10일 특검에 제출했다. 박 전 총장이 한겨레에 공개한 의견서를 보면, 김용원 상임위원은 2023년 7월19일 채상병 순직사건이 발생한 이후 영결식에 참석해 해병대 사령관과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면담하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사를 당부했고,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축소 및 은폐를 경계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인권위 통상의 업무 관행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인사인데도 사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박 전 총장은 참고인 의견서에서 “(김 상임위원이)돌연 며칠 만에 입장이 달라져 있었다”고 썼다. 그는 “김 상임위원은 8월14일 군인권센터가 이 사건 진정 및 긴급구제조치 신청을 인권위에 접수한 뒤 사무처가 4일 뒤인 18일 임시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긴급안건으로 상정하려 하자 병가를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담당 조사관이 당일 아침 이른 시각에 김용원 위원의 자택 앞까지 노트북을 들고 찾아가 화상회의로라도 참여할 수 있게 준비했지만 김 위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8월14일은 김 상임위원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날이고, 18일은 박정훈 대령에 대한 해병대사령부의 징계위원회가 예정돼 있던 날이었다. 18일, 결국 박 대령에 대한 견책 처분이 이뤄졌다.
이후 김용원 위원은 8월29일 군인권보호위원회(군인권소위)를 개최해 “박 대령이 이미 견책 징계를 받았고, 보직해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으므로, 피해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이 사건 긴급구제조치 신청을 기각했다. 이어 이듬해 1월30일 개최된 군인권소위에서는 본안 진정을 기각했다. 박 전 총장은 본안 진정 기각과 관련해 “해당 소위 의결권자 중 한 사람인 원민경 위원이 권고(인용) 의견을 내면서 숙고를 요청함에도 불구하고 1분 만에 결정하라는 일방적이고 억압적 방식으로 이 사건 진정에 대한 기각처리를 감행했다”며 “당시 회의의 녹음파일이 인권위에 보관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녹음 파일 등을 확인한다면, 당시 결정이 얼마나 강압적으로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서에 적었다.



2023년 3월16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왼쪽)을 예방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겸 위원. 국방부 제공


김용원 위원은 본인이 소위원장을 맡은 침해구제1위원회(침해1소위)와 군인권소위에서 소위 3명의 위원의 찬성이 없으면 기각을 할 수 없음에도 2023년 8월1일에는 수요시위 방해 관련 진정을, 2024년 1월30일에는 박정훈 대령 관련 진정을 기각했다. 이후 이충상 위원은 이런 결정에 법적 근거를 부여하는 ‘소위원회 의견불일치때의 처리’안건을 대표발의해 지난해 10월28일 전원위에서 표결 끝에 가결했다. 박 전 총장은 이런 안건 발의와 관련해 “이충상 위원이 소위원회 의결정족수 건으로 위법 논란에 놓인 김용원 위원을 어떻게 구제해줄까 이론적으로 궁리하다가 한 것”이라고 실토한 사실을 한겨레 보도를 인용해 적기도 했다.
현재 채상병 특검은 군인권소위 조사관들과 함께 박진 전 총장, 군인권소위 소속 한석훈 위원들을 불렀고,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인 원민경 전 인권위 비상임위원도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김용원 상임위원을 부를 계획이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19일 채상병 순직사건에 대해 왜 태도를 바꿨냐는 한겨레 질문에 대해 “나 보고 태도 돌변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끊임없이 주워섬기는 사람들은 중증 의심병 환자들이거나 단세포 인간들이거나 자기 진영에 충성심을 과시하려는 인간”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