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진 한국수자원공사


경북 안동시 임하댐 수면에는 8만 7480장의 태양광 패널이 만들어낸 거대한 무궁화꽃 15개와 태극기가 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 47MW(메가와트) 규모의 임하댐 수상태양광 시설이다. 물 위에 떠 있는 태양광 패널 블록이 연간 6만 1670MWh(메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생산해 안동시 전체 가구의 25%인 2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진 한국수자원공사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국내에서 최초로 지자산주테마
정된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다. 집적화단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40MW가 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조성하는 제도다. 지역 중심의 사업 추진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지역 주민의 수익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21년 12월 국내 첫 집적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임동면과 임하면 일대의 댐 수면을 활용해 태양2차전지관련주
광 시설을 설치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한국수력원자력·안동시뿐 아니라 댐 인근 주민들까지 사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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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해, 밤엔 물 “발전량 두 배 늘어”
이곳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최초로 수력과 재생에너지의 교차 송전 방식을 도입다빈치
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낮 동안 수상태양광에서 햇볕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밤에는 댐에서 낙차를 활용해 수력 발전을 한다. 이렇게 각각 생산한 전기를 교대로 변전소로 보낸다. 다만, 홍수기에 댐 수위 조절을 해야 하거나 전력거래소로부터 급전 지시를 받게 되면 수력을 우선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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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박성오 한국수자원공사 차장은 “평소에는 하나의 송전 선로를 이용해서 해가 뜨는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태양광이 가동되고, 밤에는 4시간 정도 수력 발전을 하고 있다”며 “기존에 수력 발전만 했을 때보다 발전량이 두 배 파칭코종류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교차 발전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수상태양광 시설이 계통 부족 때문에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당초 올해 6월 준공 예정이었던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에 맞춰 추진됐다. 하지만,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송전망 건설이 2030년 말로 5년이나 지연되면서 수상태양광 역시 5년 이상 늦춰질 위기에 몰렸다.
이런 난관 속에서 임하댐 수력 발전을 위해 이용하던 기존의 전력 계통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전기위원회를 설득해 2023년에 발전사업허가를 조건부로 승인받았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교차 발전을 승인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신규 송전선로가 연결되는 시기보다 5년 정도 앞당겨 발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당초 계획했던 계통 용량을 확보하는 2030년 말까지는 교차 발전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박 차장은 “5년을 더 기다리게 되면 사업이 거의 좌초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인허가 기관을 찾아가 교차 발전의 안전성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계통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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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0년간 222억 수익 공유 “매달 10만원 햇빛연금”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진 한국수자원공사



댐 인근 지역의 주민들도 전력 당국에 호소문을 보내면서 조기 가동에 힘을 보탰다. 이번 수상태양광 사업에는 임동면과 임하면의 33개 마을 주민들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했다. 약 2700세대가 함께 50억 원을 대출받아 총사업비의 일부를 조달했다.

마을 주민들은 앞으로 20년 동안 총 222억 원의 수익을 매달 햇빛연금 등의 형태로 공유 받게 된다. 임하면에 사는 장원호 임하댐 수상태양광 주민협의체 공동위원장은 “대출 이자를 제외하고 남는 수익을 나눠서 현금 또는 현물로 주는데 가구당 매달 10만 원 정도는 받게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수상태양광을 통한 관광객 유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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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 발전으로 송전망 부족 한계 극복”
국내 수상태양광 규모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총 606MW 수준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교차 발전 방식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약 6.5GW 규모의 수상태양광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이산화탄소 3900만t(톤)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내연차로 서울과 부산을 3700만 번 왕복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전력망의 효율적 활용으로 재생에너지 확산을 앞당긴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존 전력망을 활용해 태양광과 수력을 릴레이 발전하며 마을 주민께 수익을 환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차 발전 방식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직면한 송전망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계통 증가 속도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수력 발전 지역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전력 계통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수력과 태양광의 교차 발전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해외처럼 교차 발전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